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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성초, 낮은 곳에서 자라는 잎

어성초, 낮은 곳에서 자라는 잎

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더 잘 자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초본이 어성초를 기본 성분으로 두게 된 과정을 적었습니다.

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더 잘 자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초본이 어성초를 기본 성분으로 두게 된 과정을 적었습니다.

그늘을 고른 식물

대부분의 식물은 빛을 향해 자랍니다. 어성초는 좀 다릅니다. 담벼락 밑, 나무 그늘,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땅처럼 다른 식물이 기피하는 자리에서 오히려 잘 자랍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잡초로 불렸습니다. 마당 구석에 저절로 나고, 뽑아도 이듬해 다시 올라오고,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이 식물을 기본 성분으로 정한 이유는 바로 그 성질 때문입니다.

견디는 식물은 성분을 가진다

궂은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식물은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습하고 그늘진 곳은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그런 자리에서 견디는 식물은 항균과 항염 성격의 물질을 많이 만듭니다.

어성초 특유의 향은 데카노일 아세트알데하이드 계열 성분에서 옵니다. 사람에게는 비린내지만 식물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지키려고 만든 무기입니다. 저희가 쓰는 것은 그 방어 체계 전체입니다.

비린내를 덮지 않았습니다

제품 개발에서 가장 오래 걸린 것은 효능이 아니라 향이었습니다. 어성초 추출물을 농도 있게 넣으면 바르는 순간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테스터 반응은 갈렸습니다. 절반은 진짜 자연스럽다고 했고, 절반은 재구매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향료로 덮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추출 방식을 바꾸는 쪽을 택했습니다. 고온 추출을 포기하고 저온에서 시간을 늘렸습니다. 향 성분은 열에 예민해서, 온도를 낮추면 비린내를 만드는 분해 산물이 덜 생깁니다.

대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세 시간이면 끝나던 공정이 일흔두 시간으로 늘어났습니다. 생산 단가는 올랐고, 대신 향료를 넣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낮은 곳에서 배운 것

어성초를 다루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좋은 성분은 가장 좋은 환경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견뎌낸 식물에게서 나옵니다.

산지를 고를 때 기름진 밭만 찾지 않는 이유입니다. 적당히 거친 자리, 바람이 지나가고 일교차가 있는 곳을 찾습니다. 사람 손이 덜 가는 대신 식물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환경입니다.

어성초는 그것을 가장 먼저 가르쳐준 식물입니다. 발밑에 흔하게 있었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그래서 오히려 가장 오래 살아남은 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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